#쪽농사 2

요거 기네.

어찌 알아요?

딱! 씨를 모자처럼 둘러 씨고 올라오는거 보면 알지.
요또 기고 요거도...
어제보다 마이 올라왔네.
바라 여 마이 났네.
그제는 안났는데 비오고 났다.
뿕은 건 아이고
새파라이 매쪽한 기 기다.

이바라 이 대기 올라오고 있다.

2주 전에 쪽씨를 뿌리고 틈틈이 엄마에게 싹 났는지 문자질만 하다 어제서야 밭을 찾았다. 비도 몇차례 왔으니 싹이 많이 났겠지 설레는 맘으로 밭으로 갔다. 세상에나~ 개미 눈알만하던 씨앗에 걸맞은 개미 다리만큼 여린 싹. 붉은 줄기 위로 연두빛 동그란 잎 두 장이 얹혀있었다. 붉은줄기도 잎모양도 쌍둥이처럼 닮은 녀석들이 있다. 하지만 잎이 연두가 아닌 붉은 색이고, 좀더 자라면 잎이 셋으로 벌어지는 풀이다. 잡초란 거지. 또 길다란 잎을 가진 풀도 제법 많았다. 쪽싹은 너무 어리다. 땅은 쪽씨보다 많은 갖가지 풀씨도 함께 품고 기르고 있다. 여러가지 싹들이 뒤섞여 있었다.
쪽농사를 짓겠다 덜컥 덤볐지만 뒷수습은 엄마가 하시고 있다ㅠㅠ. 풀빛다락 오라비는 나보고 제대로 일은 안하고 사진이나 찍고 부모님 일거리 하나 더 늘것이라농담반진담반 던진다. 아부지는 비싼 기름비 들여 오고가며 뭐가 나오려나 하신다.
쪽농사 씨앗 뿌리고 나서 일거리가 많아졌다. 가장 큰 일은 잡초 뽑기. 어릴때 안뽑으면 잡초에 눌려 녹아 도태될수 있다. 장갑을 끼면 잡을수도 없는 작은 싹 그리고 작은 잡초가 뒤섞여 있다. 거기서 내가 부러 심은 쪽만 남기고 다른 풀을 다 뽑아낸다. 너무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금새 지루해지기 시작하는 나는 답답해 했다. 또 강한 햇빛은 또... 한번 뽑고 더 자라면 또 뽑아야 한다는데..ㅠㅠㅠ 또 큰일은 물 주는 일. 쪽은 어마어마 물을 좋아한다지. 도랑 옆 땅에 시작해서 유리하지만 흘러내려가는 도랑물을 돌맹이와 비닐로 가둬 물조리개에 물을 떠다 뿌려주었다. 맨날 그럴순 없기에 도랑물을 밭으로 흐르게 연구해야 하네. 농부(農夫)는 별을 노래하는 이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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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색깔을 찾습니다. 단지 드러나지 않지만 그 속에 있는 색은 어떤 도움을 주면 나타납니다. 톡! 줄탁동시! 아이들도 자연도 자기만이 품고 있는 색깔을 언젠가 찾아냅니다. 물 들이는 여자와 물드는 아이들이 배우고 자라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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